글또와 함께한 삶의 지도

2025. 3. 30. 23:29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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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025년 2월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다.
정신없는 한 달을 보냈으며, 지금 이 타이밍을 내 인생 새로운 시즌의 시작이라고 하겠다.
새로운 시즌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전 시즌에 대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몇 달, 몇 년 뒤에 언제든지 다시 보면서 과거를 반추하고 내가 지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잡기 위함이다.

 
2. 두 회사 (2019.06 - 2020.04, 2021.03 - )
10개월간 다닌 첫 회사부터 4년 가까이 다닌 이전 회사를 짧게 정리한다.
첫 회사는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취업을 하고, 나는 취준을 하는 과정에서 힘들어하다가 무턱대고 들어갔다.
면접에서 "이것밖에 안 물어본다고?"라고 느꼈고, 다니면서도 힘들고 일의 양에 비해 보상이 적고, 미래가 잘 안 그려져서 퇴사를 했다.
세 가지 기준인 일의 양, 보상, 미래(성장)는 두 번째, 세 번째 회사 결정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퇴사 후 같은 공부를 해서는 지금 막 졸업한 사람들보다 내가 앞서가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클라우드, DevOps, Kubernetes 같은 키워드를 발견했고 공부했다.
당시에 페이스북 생활코딩 그룹에서 멘토님을 만나서 AWS, EKS, ArgoCD를 써볼 수 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메가존 클라우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맘때 처음으로 회고와 목표 설정을 했었다.

 
3. 역삼 (2021.03 - 2023.12)
회사 생활을 반으로 나누면 전반부는 23년까지, 후반부는 24년 이후로 나눌 수 있다.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중 기억나는 것을 적어본다.
- 내가 쓰는 기술과 툴을 왜 쓰는지 이해하고 정리하고 설득하는 법
-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보다, 나를 더 좋게 봐준 사람들
- 내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것
- 내가 어려워 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 작은 돈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친 경험
- 22년10월 KubeCon과 23년 4월 발표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살아있음을 느낀 중요한 순간들이었다.
물론 아직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경험과 배움이 있었다.
 

 
4. 글또 8기 (2023.02 - 2023.07)
메가존에 1년 정도 다닐 때쯤 글또 모집글을 생활코딩에서 발견하고 지원했다.
물론 그 전에도 본 적은 있었지만 지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 때는 회사에서 배운 것들을 블로그로 쓰면서, 유명해지고 싶고, 돈도 더 벌고 싶고, 좋은 곳으로 이직하고 싶고,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고 등등 많은 것들을 위해 글을 쓰던 때라서 홀린 듯이 지원했다.
그때가 글또 8기였다.
회사에서 새로 배우는 것들도 많았고, AWS를 쓰면서 "이게 왜 블로그 글로 없지" 하던 내용을 글로 쓰면서 효능감도 많이 얻었다.
회사 안에서도 좋은 분들을 만났고, 회사 밖에서는 글또를 통해 새로운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성장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좋은 자극과 성장을 위한 기폭제가 되었다.
 

https://geultto.github.io/

 
5. 글또 9기 (2023.11 - 2024.05), 회사 후반부 (2024.01 - 2024.12), AC2, ispyi
글또 9기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못했다. 8기 때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그 내용으로 글을 쓰는 사이클이 잘 돌았는데 9기 때는 잘 안 됐다.
24년이 되면서 회사에서 팀이 없어지고 조직을 두 번 이동하면서 꽤 힘들었고,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기술적으로 뒤처지는 느낌을 받았고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몰랐고 일이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2024년에도 배운 것은 있었다.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뭘 모르는지는 알게 되었다.
면접에서도 장점과 단점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2024년의 경험들 덕분에 대답할 수 있었다. 
확실한 건 장점을 더 찾고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는 점.
 
 
6. 글또 10기 (2024.10 - 2025.03(글쓰는 시점))
글또 10기는 큐레이션 팀 운영진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었기에 열심히 활동했다.
T1 베이스캠프에 가서 롤도 하고, 다양한 커피챗과 회고, 스터디, 미룬이 챌린지, 썰매챗, 홍어챗, 헬스챗, 클핏챗, 낮술낭독회, 빵투어 등...
큐레이션 팀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것도 많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인지 돌아보게 되었고,
내가 모르는 사이 더 많은 기여를 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정보 공유란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도, 그리고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글또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보다 더 기대되는 건, 앞으로의 글또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7. 정리
이 글은 내 인생의 한 시즌을 정리하는 글이다.
앞으로 또다시 방향을 잃었을 때 꺼내볼 것이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 돌아보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선택에 기준이 생긴다.
당연히 나는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배울 수 있고, 더 성장할 수 있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중간에 멈추지 않는 것.

조급할 땐 잠시 캄다운하고, 지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사람들 곁에서 에너지를 얻으며, 내 방식대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글을 다시 볼 때,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길 바란다.